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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씀 Jul 31. 2023

미소를 띄우는 마음

푸르게 펼쳐지는 여름 하늘 아래

바람에 스치는 구름이 연잎을 간질이면

연꽃이 마냥 미소짓네


햇살 아래 빛나는 물결 위 연꽃들은

멈춘 풍경을 좇는 이들이 

연신 감탄사를 내뱉으며 눌러대는 카메라 셔터 소리에도

마냥 미소를 지으며 가만히 있기만 해


그 미소 아래 그 얼마나 고된 시간을 보냈을지 

그저 지나가는 이들은 모를 거야


옥죄어오던 진흙도 마냥 내리쬐는 햇볕도

어느 하나 쉬운 건 없었어


서서히 지는 노을 아래 

열기가 가득했던 하루는 하염없이 저물기만 하는데

연꽃이 간직한 순박함엔 그림자가 드리우고

서러운 그리움이 눈물을 불러일으켜

연꽃의 마음 위 덩그러니 물방울로 남아


고독의 저녁이 지나가고 아침의 숨결이 닿으면

비로소 연꽃은 눈물 자욱을 연잎 아래로 흘려보내고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미소를 지어


초록빛 발 아래 지난 날의 슬픔은 감추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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