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성탄 전야제

by 권씀

오늘은 성탄 전야제를 벌여볼까.


파고드는 냉기는 밀쳐두고 말이야. 귀에 익은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거리의 가로등 아래 걸음을 떼. 쿵. 짝짝. 쿵. 짝짝. 왈츠를 추는 듯, 한편으론 날아오를듯 가볍고 빠르게 내딛는 발걸음에 발 아래 언 길도 방해를 못 하지. 유난스러운 걸수도 있겠지만, 이런 밤엔 좀 들떠도 괜찮을 거야. 단조로운 일상에 특별함을 더하는 일은 사실 그리 많지 않으니까.


만약 온 세상이 눈에 덮인다면 은하수가 보이는 설원에서 사슴은 폴짝 폴짝 눈언덕을 넘고, 아이들은 전구를 양 볼에 켠 듯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썰매를 타겠지. 어른들은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눈을 굴려 눈사람을 만들어 목도리를 둘러줄테고. 입김을 푸푸 뿜으며 놀던 어린 시절을 우린 잊고 사는 걸지도 모르겠어.


그러니까 우리 눈 내린 뒤는 생각하지 말자. 눈이 내리는 지금에 우리 마음을 놓아둬도 괜찮아. 오늘 밤은 조금은 낯 간지러운 말을 전해도 괜찮을 그런 밤이니까.


우리 성탄 전야제를 벌이자.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광망光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