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성탄 전야제를 벌여볼까.
파고드는 냉기는 밀쳐두고 말이야. 귀에 익은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거리의 가로등 아래 걸음을 떼. 쿵. 짝짝. 쿵. 짝짝. 왈츠를 추는 듯, 한편으론 날아오를듯 가볍고 빠르게 내딛는 발걸음에 발 아래 언 길도 방해를 못 하지. 유난스러운 걸수도 있겠지만, 이런 밤엔 좀 들떠도 괜찮을 거야. 단조로운 일상에 특별함을 더하는 일은 사실 그리 많지 않으니까.
만약 온 세상이 눈에 덮인다면 은하수가 보이는 설원에서 사슴은 폴짝 폴짝 눈언덕을 넘고, 아이들은 전구를 양 볼에 켠 듯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썰매를 타겠지. 어른들은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눈을 굴려 눈사람을 만들어 목도리를 둘러줄테고. 입김을 푸푸 뿜으며 놀던 어린 시절을 우린 잊고 사는 걸지도 모르겠어.
그러니까 우리 눈 내린 뒤는 생각하지 말자. 눈이 내리는 지금에 우리 마음을 놓아둬도 괜찮아. 오늘 밤은 조금은 낯 간지러운 말을 전해도 괜찮을 그런 밤이니까.
우리 성탄 전야제를 벌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