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과 지난밤 내린 눈은 길을 얼렸다
내일은 또 눈이 온다던데 이 풍경 위 하얀 붓칠을 더하는 걸까
눈이라는 건 참 신기하기도 하지
녹으면 질척인다며 갖은 짜증을 내지만
막상 눈 내리는 걸 보면 또 마음이 설레거든
곧 눈이 쏟아질 것만 같은 회색빛 하늘 위 그보다 진한 구름
먹을 머금었다고 하기엔 밝고 하얗다고 하기엔 어두운 구름
그 구름을 정수리에 이고 한참을 걸어본다
오지 않은 내일의 날씨에 대한 걱정
먹고 사는 건 무엇일까 하는 걱정
걱정투성이인 세상에 대한 걱정
줄줄이 엮인 걱정은 어김없이 발을 보채고
미끄러울까 전전긍긍하던 마음은 어느새 얼어간다
이윽고 눈이 날린다
구름을 비집고 내려오는 저 빛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