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 시선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씀 Dec 20. 2023

광망光芒

지난 주말과 지난밤 내린 눈은 길을 얼렸다 

내일은 또 눈이 온다던데 이 풍경 위 하얀 붓칠을 더하는 걸까


눈이라는 건 참 신기하기도 하지 

녹으면 질척인다며 갖은 짜증을 내지만 

막상 눈 내리는 걸 보면 또 마음이 설레거든


곧 눈이 쏟아질 것만 같은 회색빛 하늘 위 그보다 진한 구름 

먹을 머금었다고 하기엔 밝고 하얗다고 하기엔 어두운 구름 

그 구름을 정수리에 이고 한참을 걸어본다


오지 않은 내일의 날씨에 대한 걱정 

먹고 사는 건 무엇일까 하는 걱정 

걱정투성이인 세상에 대한 걱정


줄줄이 엮인 걱정은 어김없이 발을 보채고 

미끄러울까 전전긍긍하던 마음은 어느새 얼어간다


이윽고 눈이 날린다 

구름을 비집고 내려오는 저 빛처럼



매거진의 이전글 달마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