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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씀 Jan 02. 2024

달빛 사냥꾼 #8

8화 : 연습 

[식사에 마약 있습니다.]  

   

  누가 써놓은지 모를 쪽지였다. 혹여나 누가 이 쪽지를 볼까 싶어 오씨는 입에 삼키고 그대로 넘겼다.


'그래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고맙소.'     


  날이 지날수록 말라가는 오씨의 몸에 제일 처음 의문을 품은 건 정 회장이었다. 정 회장은 호텔 조리부로 전화를 걸었다.     


"이봐나 정 회장인데 오씨가 이상하게 말라가네밥은 제때 넣는 거야?"     


"아.!!! 회장님, 네 식사는 제때 들어가고 있습니다흠흠... 말씀 주신 약..."     


"이 새끼가... 야 도청당할지도 모르는데.. 말조심해. 누구 모가지 날아가는 꼴 보고 싶어서 그래?"     


"죄... 죄송합니다..!!! 회장님 분부대로 제때 넣고 있습니다!!"


"끊어이 새끼야등신 같은 게..."     


"죄송합니....“     


-     


  이제 하루 남았다. 30여 년 전의 그날처럼 붉어질 달이 떠오르는 날이. 반사경을 든 요원들은 저마다의 위치에서 미리 잠복을 하고 있었고. 총을 쏘기로 한 이들은 훈련 장소에서 예행연습 중이었다.     


3!

2!!

1!!!

발사!!!!     

!!쉬릭!!!!!!!!!!!!!     


  모형 달을 향해 요원들은 일제히 살을 날렸다.     


퉁.. 두둥!! 퉁! 파박!! 파바박!!!     


"좋아..!!! 이 정도면 괜찮아다들 고생했소오늘 밤은 푹 자두시오내일이면 달은 이 모형보다 커질 것이오."     


"감사합니다대장님!!!"


  요원들을 향해 슬며시 웃음을 지으며 돌아서는 오씨에게로 대통령의 차가운 눈빛이 날아왔다. 그 옆에 나란히 서 있던 정부 각 부처의 장관들과 관료들은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이봐자네이게 만족스럽나?? 난 전혀 그렇지 않은데이 인원을 뽑는데 든 경비랑 네놈들 먹이는데 들어간 밥값생각을 해대가리가 있으면 응?? 절반만 맞췄잖아..!!!!!!"     


  국정원장의 말이었다.     


"달 사냥이라는 게.. 이 정도만 맞춰도 조각들을 얻을 수 있는..... 윽..!!! 크흑..."     


퍽!!! 퍽!!     


"이 새끼가 미쳤나... 각하 눈빛이 무슨 말 하는지 몰라..??? 열이면 열백이면 백죄다 달을 맞춰야 한다고 이 새끼야???!!"     


"죄.. 죄송합니다.. 크흑.."     


"모두 그 자리에 있어라!! 오늘 휴식은 없다열 놈이 다 맞추기 전까지는.. 알겠나??"     


"......... 네!!!"     


"?! 이 놈들 봐라대가리 박는다실시!!"


"실시!!!"     


  그렇게 달빛 사냥의 전날, 총대장인 오씨를 밟고서 국정원장, 경찰청장은 대통령의 눈에 날까 싶어 미친 듯이 요원들을 지휘했다.      




!!!!!!!!     


"똑바로 서이 새끼야...그래 어디 갔는지 몰라언제 놓쳤어???"     


"...그게 지난밤 오 선생님이 쓰러진 뒤 부축해서 호텔방에 모셔 드리고나서 입니다."     


"그 새끼 찾아와..너도 사냥개되기 싫으면.."     


"....회장님"     


  진우는 욱신거리는 뺨을 잡고서 정회장의 방을 나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근처의 공원을 배회하며 진우는 고민에 빠졌다. 어디 가서 그를 찾을 것인가. 지금도 진우는 사냥개나 다름없는 처지였다. 말쑥한 수트차림인 것을 빼면. 진우는 자조적인 웃음을 지으며 담배를 입에 물었다. 그때 등 뒤에서 진우의 어깨를 짚는 손이 있었다.     


"..!!오 선...."     


"!! 자네 많이 맞았구만거참미안하게 됐네.. 나 좀 도와주겠는가??"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러시면 제가 많이 곤란합니다얼른 들어가시죠"     


".......그렇겠지허허정회장에겐 날 찾았다고 하게잠깐 숨어서 미안하다고너무 힘들어서 주변을 좀 돌아다녔네미안해자네에게도난 좀 더 방황하고서 들어가겠네자네도 좀 쉬어."     


"..그리 보고 드리겠습니다."     


  그런 진우를 물끄러미 보고 쓴 웃음을 짓던 오씨는 그가 지내던 컨테이너로 향했다.     


"회장님오 선생님 찾았습니다술을 드시다 호텔로 향할 것 같습니다...??네네계속 감시하겠습니다.“          

  오씨의 컨테이너 안. 아찔한 달빛에 새파랗게 날이 선 쇳덩이들은 빛을 발했다. 그 날카로운 것들을 오씨는 닦고 또 닦고 있었다.     


"드디어 내일인가드디어 끝낼 때가 왔다연이야내 사랑하는 연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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