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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씀 Jul 02. 2024

1인분의 외로움

누구도 나를 찾지 않는 그런 밤이면

비로소 내 감정을 바라보게 되죠


그걸 두고서 적막이라 부르기도 하고

외로움이라 부르기도 해요


사실 외로움이라는 녀석은 꽤 쓸 만해요

공허의 시간 뒤 찾아오는 소란을

반갑게 맞이할 수 있으니까요


적당량의 번잡함과 분주함 뒤 찾아오는 녀석은

나를 끌어안고 좀처럼 놓아주지 않죠


나는 1인분의 외로움을 가지고 살아요


누구나 침범할 수 있으면서도 아무나 범접할 수 없는

그런 1인분의 외로움 말예요


높게 솟은 절벽 위 웅크리고 있노라면

그 외로움 조차 한낱 스쳐가는 감정이라 여기기도 하죠


그래서 나는 불쑥 찾아오는 외로움을

언제든 반갑게 맞이합니다


외로움이 외롭지 않도록

고독이 더이상 고독일 수 없게

힘껏 끌어안고 한없이 토닥이죠


오늘도 외로움이 날 찾아왔어요

무척이나 고단했던 하루였노라며

너도 그렇지 않았냐고 말예요


당신은 몇인분의 외로움을 가지고 있나요

나는 오늘도 역시 1인분의 외로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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