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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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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씀 Nov 26. 2024

침묵

내 안에 갇힌 말들은

목구멍을 긁다 만다


말이 되지 못한 소리들은

혀끝에서 짧게 죽는다


울컥 치솟던 울음은

다시 바닥으로 가라앉아

흐르지 않는 강을 이룬다


그리고 나는

그 강의 가장자리에서

돌멩이 하나를 주워 든다


차갑고 가벼운

하지만 손에 얹힌 순간

온몸이 무너지는 무게


뿌릴 수도 없는 돌

던질 수도 없는 물결


어느새 손끝에 스며든

돌의 침묵은 나를 닮아 있다


창문 밖에는

아직 빛과 소음이 뒤섞여 있지만

그것들은 내 속을 비추지 못한다


나는 결국

입술을 꿰매고 돌아선다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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