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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 시선

눈 그기 대체 뭐라꼬

by 권씀

저짜 윗동네는 눈 온다 카는데

이 놈의 아랫동네는 아직도 눈 소식이 없다


하늘만 맹~하이 쳐다보믄서

오늘은 오겠나 내일은 오겠나

찬 바람만 휭휭 지나가뿌고

먼지만 훌훌 날라댕긴다


아랫동네 겨울은 맨날 요렇다

눈은 구경도 몬하고

손시라븐 바람만 억시게 맞아삔다


눈 와서 골목길이 하얗게 덮이면

동네 아들 우다다 뛰어나올 긴데

그저 울 할매는 대문 앞에서

“야야, 자빠진다 아이가!” 카면서도

같이 눈 구경한다꼬 바쁘실 긴데 말이다


근데 뭐

겨울 되도 하늘만 멍~하니 텅 비어 있다

하기사 이짝 동네는 원래 이런기라

내일도 그럴끼다

말하믄 뭐하노 입만 아푸지


근데 뭐

눈이 안 와도 괜찮다


풀빵이랑 붕어빵 사 묵고

따뜻한 오뎅 한 그릇 말아 묵으면

이 겨울도 나쁘진 않거든


눈 그기 대체 뭐라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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