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이 지나간 자리에는 시간이 자라지 않았다
나는 너를 바라보지 않았다 다만 뿔 위의 잎 하나가 떨어질까 봐 숨을 삼켰을 뿐이다
기억은 없다 그저 초록이 피어난 방향을 따라 천천히 고개를 돌리는 일
네가 나를 보았다면 나는 나무였을까 아니면 초신성의 이파리 하나였을까
너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지만 나는 너를 본 이후 걷는 법을 잊었다
여기서 숨은 들키지 않는다 사랑도 그러니 괜찮다
글장이가 아닌 글쟁이의 삶을 연모하며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