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나뭇가지 끝에
햇살 한 점 조심스레 내려앉는다
비의 숨결을 머금은 잎들이
투명한 빛살에 몸을 기울이고
하늘은 오랜 꿈을 깬 듯
푸르고 고요하다
흩어진 구름은
지나간 슬픔을 흘려 보내듯
느리게 흘러가고
나는 잠시
모든 소리를 지운 채
고개를 든다
아무것도 묻지 않는 하늘 아래
잠시 숨을 고른다
젖은 마음 끝에
햇살 한 줌 가만히 스며든다
글장이가 아닌 글쟁이의 삶을 연모하며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