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유리 너머
한 조각씩 부서지는 나의 모서리들
맞추려 애썼던 색들이
서로를 밀치며 무너진다
무엇 하나 완성되지 못한 채
나는 병 속에 갇혀 있다
모양을 잃은 마음들이
제각각의 빛으로 흔들린다
말 대신 침묵을 꺼내
서늘한 공간에 가만히 놓는다
기억은 언제나
가장 날카로운 면부터 사라진다
꿈이란
조용히 흩어지며
다시 나를 향해 모여드는 것일까
밤이 오면
손등에 닿는 미온의 감촉으로
나는 또다시
부서진 나를 껴안는다
그리고 믿는다
이 조각들이 언젠가는
나를 완성해 줄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