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햇살에
땀방울이 먼저 꽃을 피웠다
이마 위 송골송골 핀 봉오리들이
염전 바닥에 고개를 들었다
소금꾼 아버지는
소금보다 짠 구슬땀을 밀었다
가랫대는 그의 등뼈처럼 휘었고
바람은 매일 바다에서 와서
그의 등짝을 두드렸다
소금이 눈에 들어가도
한 번도 찡그리지 않았다
자식 입에 쌀밥 한 숟갈 더 얹고 싶어
고개를 숙이고 또 숙였다
그의 손바닥엔 바다가 있었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
밀물처럼 정을 쏟고
썰물처럼 꾸짖음을 거두며
열두 달을 다 녹였다
그렇게 모은 소금 한 자락마다
잘 되라 아프지 마라
한마디 말 대신
자식들 몰래 접어 넣은
아버지의 기도가 들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