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화창 너머

by 권씀

돌은 벽이 아니라

하늘로 난 창이었다


나는 그 화창에 이마를 대고

아득한 숨결을 불러낸다

저 너머 앉은 고요가

천 년의 눈빛으로 나를 감싼다


세속은 돌처럼 무겁다

세상은 벽처럼 나를 막는다

그러나 나는 두 손으로 창을 붙들고

끝내 너머의 길을 향해 몸을 던진다


고요가 오지 않아도 괜찮다

내가 먼저 다가가리니

나는 오늘도 이 창 앞에서

내 생의 불꽃을 흔들며 선다


*화창 : 석탑(石塔)의 탑신(塔身) 사방 면에 뚫어 놓은 작은 창 모양의 공간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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