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와 위로 붉은 숨결이 피어난다
돌의 무게를 밀어내고
바람의 길 위에 몸을 맡긴 채
담장 너머
누군가의 기다림처럼
꽃은 고개를 내밀어 인사를 건넨다
흙빛과 검은 기와 사이
시간은 오래 묻혀 있었으나
한 송이 불꽃 같은 여름이
그 틈을 열어젖힌다
잠시 멈춰 선 눈길 속에
사라져가는 계절을 붙잡듯
꽃잎은 천천히
담장 위에 자신의 이름을 쓴다
글장이가 아닌 글쟁이의 삶을 연모하며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