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연잎의 품

by 권씀

푸른 잎이 반쯤 가린 자리
고운 빛이 조심스레 고개를 든다

숨겨진 듯 숨지 않은
은밀한 계절의 고백처럼
꽃잎은 아직 말하지 않고도
온 마음을 붉힌다

바람은 멀리서 머뭇거리고
햇살은 더디게 내려앉아도
작은 떨림은 이미 세상에 번져간다

눈길을 닿게 하는 순간
그 모든 기다림이
한 송이의 빛으로 피어난다

마치 물결에 스며든 하늘빛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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