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늘 사이에 놓여 산다.
출근과 퇴근 사이,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 웃음과 한숨 사이에서 하루를 버틴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한 모양을 하고 있지만, 속은 늘 뒤섞이고 있다. 그 모습은 샌드위치를 닮았다.
샌드위치의 빵은 겉을 감싸는 틀이다. 흩어지지 않게 붙잡아주는 역할을 하지만, 그 안에 채워지는 것은 매번 달라진다. 어떤 날은 단순하다. 담백한 채소 몇 장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다른 어떤 날은 복잡하다. 달콤한 소스와 짭짤한 고기, 매운 양념이 뒤엉켜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맛을 만든다. 삶의 날들도 그렇다. 균형 잡힌 듯 보이다가도, 한순간에 뜻밖의 조합이 되어버린다.
샌드위치 속에는 늘 여러 맛이 공존한다. 어제의 후회가 씁쓸하게 남아 있으면서도, 오늘의 작은 기쁨이 의외의 달콤함을 더한다. 친구의 웃음은 아삭한 채소처럼 상쾌하고, 무심히 던진 말은 소스처럼 옷에 묻어버린다. 때로는 너무 두꺼워서 한입에 삼켜내기 힘들고, 또 어떤 날은 속이 비어 허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결국 그 맛을 씹으며 하루를 넘긴다.
샌드위치는 항상 흘러내리기 쉽다. 아무리 가지런히 쌓아도 먹는 순간 소스가 삐져나오고, 빵이 찢어지기도 한다. 삶 역시 늘 그렇다. 정리해둔 계획은 금세 흐트러지고,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틈을 벌린다. 깔끔하게 끝나지 못한 하루가 쌓이고, 남루하게 엉킨 기억들이 겹겹이 포개진다. 그러나 그 무질서함 속에서 우리는 자기만의 맛을 찾아간다.
나라는 존재 또한 하나의 샌드위치다. 오래된 기억과 아직 덜 마른 상처, 작은 기쁨과 은근한 두려움, 무거운 책임과 가벼운 웃음이 층층이 쌓여 있다. 그것들이 서로를 눌러붙이며 나라는 모양을 만든다. 완벽하게 정리되지 않아도 괜찮다. 오히려 서로 다른 것들이 어우러질 때, 비로소 온전한 맛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샌드위치를 먹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삶은 언제나 사이에서 완성된다. 겹겹이 겹친 순간들이 모여 결국 우리를 만든다. 우리는 늘 조금씩 흘러내리면서도, 그 흘러내림 덕분에 살아 있음을 느낀다.
“삶은 늘 흘러내리지만, 그래서 더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