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논을 지나며
수천 개의 고개를 흔든다
햇살은 금빛 실로 흩어져
한 알 한 알을 데운다
땅은 오래 묵은 기다림을
푸른 줄기에 올려 보낸다
이제 곧 무거워져야 할 시간
자신의 무게에 스스로를 낮추며
곡식이라 불리는 기도가 된다
그 기도는 사람의 손에 안기고
밥상 위에 놓여
하루를 지탱하는 힘이 된다
다시 흙으로 돌아간 씨앗은
새로운 계절을 부르며
또다시 고개 숙일 날을 기다린다
벼는 침묵으로 가르쳐 준다
넘치지 않고 비지지 않으며
천천히 낮아질 줄 아는 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