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 이름을 몰라
길가에 피어 있었지
아침 이슬이 스쳐도
너는 가만히 웃고 있었어
햇살은 너의 어깨에 머물다
금빛 조각으로 흩어졌고
지나가던 발자국 소리조차
끝내 너를 흔들 수 없었지
바람이 불면
너는 끝없이 떨렸고
그 떨림 속에서
나는 오래 멈추어 섰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사이
계절은 조금씩 무너지고
하늘은 더욱 깊어졌지
그 깊은 푸름 속에서
너는 멀리 투명하게 빛나고 있었어
조금은 슬펐고
조금은 예뻤어
그 모순 속에서
너는 계속 흔들리고 있었지
사라질까 두려운 순간마다
더 크게 피어났고
흩어질까 두려운 마음마다
더 고요히 웃고 있었어
나는 네 이름을 몰라
그러나 네가 남긴 떨림은
가을의 노래가 되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