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가린 달이
감정을 쏟아내는 밤
간간히 불이 켜진 창문 위로
미처 떨어지지 못한 감정이 매달려 있고
나는 그 위로 내 마음을 비춰본다
살갗이 그리운 이들의 안온
매번 흐트러지기만 한 다짐
하수구로 향하는 빗물처럼
늘 왈칵거리기만 한 무수한 감정
달이 쏟아내는 물결처럼
그칠 줄 모르고 오래 흔들리는 밤이다
다만
물결 아래 가라앉지 않은 숨이
마냥 고꾸라지지 않고 나를 붙들면
달이 아직 보이지 않음에도
그 자리에 빛이 있음을 새삼 깨닫는다
나는 한참을 웅크려
내 안의 물결 아래 흩어진 마음을 한데 모아
다시 오는 새벽을 기다린다
밤이 늘 밤일 수 없듯이
이 비도 늘 오는 게 아님을 알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