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사이의 시간

by 권씀

골목은 빛에 잠기고

햇살은 벽과 창문을 천천히 닦아낸다

어느 쪽도 낮이라 말하지 않고

또 어느 쪽도 밤이라 부르지 않는다


전선에 걸린 바람은

아직 불완전한 노래를 흘리고

정지된 차들은 서로의 그림자를

묵묵히 품어 안고 있다


이 순간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머무는 법을 배우는 듯하다

하루의 끝과 시작이 겹쳐

숨결 하나가 길게 이어진다


나는 그 경계에 서서

말없이 빛을 바라본다

내 안의 소란도 잠시 가라앉아

고요의 결을 따라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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