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은 빛에 잠기고
햇살은 벽과 창문을 천천히 닦아낸다
어느 쪽도 낮이라 말하지 않고
또 어느 쪽도 밤이라 부르지 않는다
전선에 걸린 바람은
아직 불완전한 노래를 흘리고
정지된 차들은 서로의 그림자를
묵묵히 품어 안고 있다
이 순간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머무는 법을 배우는 듯하다
하루의 끝과 시작이 겹쳐
숨결 하나가 길게 이어진다
나는 그 경계에 서서
말없이 빛을 바라본다
내 안의 소란도 잠시 가라앉아
고요의 결을 따라 흘러간다
글장이가 아닌 글쟁이의 삶을 연모하며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