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문명

이기심의 속말

by 권씀

나무가 있었던 자리엔
쇠와 콘크리트으로 된 이기심이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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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붙은 것들은 갈 곳을 잃었고
붉은 피가 돌았던 것들은
이제는 서로를 헐뜯으려 잘 갈아진 송곳니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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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나누던 나무들은 갈 곳을 잃고서
부끄러움을 가리기 위해 맺은 나뭇잎으로
계절의 흐름만을 알리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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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구멍조차 없는 사각의 콘크리트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고
뾰족한 쇳덩이들을 세운 이들의 숨은
얕아지다 못해 드디어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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