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누군가 머문 자리

by 권씀

바위 위에

탑처럼 놓인 돌들


누군가는 지나갔을 이 길을

누군가는 이쯤에서 발을 멈췄을 것이다


손에 잡히는 만큼만

돌을 옮겼을 것이고

위태로워 보이는 곳에서는

조금 오래 서 있었을지도 모른다


무언가를 만들려 했다기보다

무너지지 않기를

한 번쯤 생각했을 뿐이라는 쪽이

더 어울리는 걸지도


숲은 그 사이를 그대로 지나가고

돌만 잠시 사람의 속도를 닮는다


이유는 남지 않았지만

머문 흔적은 남아 지나는 이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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