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의 뼈로 깎은 끝이
돌의 살을 누를 때
신은 오지 않았고
대신 남은 것이 생겼다
뜻이 되지 못한 표식
빗방울처럼 흩어진 약속
병이 지나가길 바라며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말들
마을은 이 문자를
가르치지 않았다
다만 아이가 울면
돌 쪽으로 얼굴을 돌렸고
가뭄이 들면 손이 먼저 거기로 갔다
눌러 남긴 건 부탁도 아니고
명령도 아닌 것 뜻은 흐려졌고
대신 방향만 남았다
바람은 이걸 읽지 못하고
물은 의미를 데려갔지만
돌은 지워지는 쪽을 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