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쐐기

by 권씀

짐승의 뼈로 깎은 끝이

돌의 살을 누를 때

신은 오지 않았고

대신 남은 것이 생겼다


뜻이 되지 못한 표식

빗방울처럼 흩어진 약속

병이 지나가길 바라며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말들


마을은 이 문자를

가르치지 않았다

다만 아이가 울면

돌 쪽으로 얼굴을 돌렸고

가뭄이 들면 손이 먼저 거기로 갔다


눌러 남긴 건 부탁도 아니고

명령도 아닌 것 뜻은 흐려졌고

대신 방향만 남았다


바람은 이걸 읽지 못하고

물은 의미를 데려갔지만

돌은 지워지는 쪽을 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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