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미는 배추알을 솎아 김장을 하고 난 뒤
흩어진 배춧잎을 하나씩 모아 말리곤 했다
그렇게 잘 말려둔 배추시래기를 들들 볶아
된장 풀고 멸치 두어 마리 넣어 국을 끓이면
온기 가득한 저녁이 되곤 했다
겨울의 낮은 무척이나 차고 시려
볕 한 토막에도 이내 녹아내리는데
그럴 때면 외할미 시래기국이
왜 그리도 생각나는지
무청시래기는 푹 삶고 볶아 무생채와 무치고
배추시래기는 국으로도 먹고 찌개로도 먹고
외할미는 참 알뜰하게 살았다
그렇게 외할미를 보고 자란 어매는
어릴 적 외할미가 하던 그대로
무청을 다듬고 배추를 솎아내고
나는 또 그걸 옆에서 어설프게 거들고
괜히 시래기국 한 사발이 생각나는 밤
오래 전 먼길 떠난 외할미 생각에
또 그 모습 그대로인 어매 생각에
시래기를 닮은 추억을 머리맡에 걸어두고
한참 동안 옛 기억 속에서 서성여본다
*본디 맞춤법상 시래깃국이 맞으나,
이 시에서는 시래기국이라 표현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