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먼저 자리를 정했고
고래는 그 다음에 도착했다
병이 좁다는 생각은 잠깐 스쳤다가
지느러미 끝에서 사라졌다
위로 한 번 몸이 솟았고
그때 바깥의 빛이 물속으로 접혔다
돌아오는 길은 항상 같은 곡선
크다고 해서 다르지 않았다
물은 나가려 하지 않았고
고래도 굳이 묻지 않았다
여기까지 온 움직임은 대체로
되돌아가는 법을 알고 있었다
잠시 숨이 고르고 다시 원이 된다
병은 말이 없고
고래는 그 침묵을 크기만큼 소비한다
아직 다음 파동은 오지 않았고
원은 풀리지 않은 채 잠시 머문다
물은 먼저 흔들리지 않기로 정한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