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화장품 통에서는
속이 비어버린 소리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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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과 부딪힐 때마다
통통 소리가 자그맣게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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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화장품을 꺼내 쓸 만도 할법한데
갑에 갇힌 새 화장품을 보기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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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간하게 썼다 싶으면
면봉 머리를 이리저리 놀려
구석에 숨어있던 녀석들도 긁어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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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말라버린 화장품 통의 속처럼
거의 비어버린 당신의 삶 속에서
어머니는 자기 자신을 두드리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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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머니는 화장품 통을 뒤집어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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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통
통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