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자식이 신지 않는 운동화를 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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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안전화를 신어 투박해진 아버지의 발에
운동화는 맞지 않아 구겨 신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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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마저도 비가 오는 날은
밑창으로 물이 들어와
젖은 양말로 집에 들어오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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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아버지는 맑은 날에만 운동화를 신었다
그 운동화로 아침 운동도 가고 산도 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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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화 밑창에서 삐걱대는 소리가 날 때까지
아버지는 운동화를 신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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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아버지의 무릎과 허리 그리고, 어깨에서
삐걱대는 소리가 들리는 세월이 되어버렸다
낡아 버린 운동화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