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에는 편한 그런 산을 올랐다
한참을 걷다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거대한 장벽이 있었다
⠀⠀⠀⠀⠀⠀⠀⠀⠀⠀⠀⠀
이미 내디딘 걸음 더 가자 싶어
바위를 넘고 끝없는 오르막을 올라 산 중턱에 다다랐다
⠀⠀⠀⠀⠀⠀⠀⠀⠀⠀⠀⠀
우연히 마주친 중년의 사내는 으레 물어보는
몇 살인지, 뭐 하는지 라는 흔한 말 대신
미소 가득 담긴 물을 건네었다
⠀⠀⠀⠀⠀⠀⠀⠀⠀⠀⠀⠀
천천히 욕심부리지 말고 편하게 걸으세요
목청 높여 노래도 해보고
귓가에 들리는 새와 바람소리도 즐겨보고
짜증 나면 욕도 해보고 그렇게 걸으세요
⠀⠀⠀⠀⠀⠀⠀⠀⠀⠀⠀⠀
난 그동안 산을 오를 생각만 했지
참 좋은 경치를 볼 생각을 못 했지
⠀⠀⠀⠀⠀⠀⠀⠀⠀⠀⠀⠀
그 중년의 사내는 산을 즐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