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 아비 발걸음 따라온 세상
뒤뚱거리는 걸음마 뗀 지 얼마 지났다고
뒷굽이 채 닳지도 않은 꼬까신 신고서 먼 길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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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알거리는 작은 입술에 엄마 아빠 부르지도 못하고
곱디 고운 꽃상여 안에 누워 아기는 먼 길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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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세상에 오던 날 그렇게 야단법석이었건만
세상을 떠나는 날 눈물바다가 되어 슬픔이 파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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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부서져라 두드려 보아도 아기는 답이 없고
무덤조차 눈물에 휩쓸려갈까 싶어
아기 주먹만 한 돌을 주워다 돌무덤을 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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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아가 우리 아가
비 오는 날 쓸려가지 말고
단단히 땅 붙들어 매라고 돌무덤을 쌓아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