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절판된 건 아니지만 구할 여건이 되지 않아 한동안 마른 침만 삼켰었다. 주변인들에게 따로 부탁한 건 아니었지만 그저 언젠가는 사들이겠거니 했는데 급작스레 연락 온 오랜 친구가 오늘 낮에 건네줬다. 사실 소 모는 스타일의 노래를 주로 듣는 나인 것을 잘 아는 친구라 내가 마왕의 목소리도 종종 듣는다는 건 몰랐을 것이다. 그전에 친구에게 따로 말하지도 않았고. 그래서 나에게 건네준 마왕 유고집 선물은 의외였고 그렇기에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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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이 세상을 떠난 지도 어느덧 3년이 지났다. 이제 4년을 채워가는 중인데 사실 그렇다. 평소 노래를 챙겨 듣지 않아도 어떤 가수가 세상을 떠나면 그 가수의 목소리를 노래로 듣는 사람이 많다. 나도 그러하다. 어쩌면 직접 찾지 못하는 미안함을 노래 듣는 것으로 대신 하는 걸지도 모른다. 나 같은 경우엔 극히 감정적인 인간인지라 꼭 어떤 사람이 멀리 가고 나서야 그 사람의 행적을 찾아보는 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랬고, 배우 김주혁이 그랬고, 마왕 또한 그렇고. 최근엔 종현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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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은 항상 익숙하지 않다. 만날 때 나누는 인사는 서투르지만 그래도 쉽게 할 수 있는 반면에, 헤어질 때 나누는 인사는 항상 서글프다. 그 헤어짐 뒤에 기약이 없다면 더더욱 그렇다. 오늘과 작별하는 밤이고, 동시에 내일을 맞이하는 밤이다. 하루를 치열하게 혹은 나른하게 보낸 모든 이에게 편안한 밤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