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담장 아래 핀 꽃

by 권씀

담장 아래 핀 꽃도 꽃이라

그 색이 바래지 않습니다


담장 아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도

꽃은 제 뿌리를 깊게 내려 피어납니다

고작 담장 하나일 뿐이니까요


답장은 사람 사이를 가로막아도

꽃 위의 하늘은 막지 못합니다


도리어 거세게 부는 바람을 막아주고

내내 서있다 지치면 기댈 수 있는 휴식처가 되지요


담장 아래 핀 꽃은 서글프지 않습니다

서글퍼 보이는 건 그저 꽃을 바라보는 시선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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