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판에 자라난 고리버들과
대숲에 서있는 대나무를 잘라다
야트막한 키 하나를 만든다
대나무를 넓게 펴고
고리버들이랑 한 줄씩 엮으면서
이 녀석이 어떻게 쓰이려나 궁리를 한다
쭉정이를 잘 골라낼 수 있을는지
오랜 시간 모래를 잘 털어낼지 생각을 하고서
주둥이는 얕게 몸뚱이는 깊은 키를 만든다
한참을 만들고 있노라니
간밤에 세계 여행이라도 다녔는지
이불에 노란 지도를 그려놓은 옆집 아이가
쭈뼛거리며 소금을 얻으러 온다
예끼놈!
하고서 혼을 내주려다 문득 눈에 키가 들어온다
그래.
모래와 쭉정이를 골라낸 쌀처럼 올곧게 크라고
소금을 한 움큼 쥐었다가 털어버리고는
새로 만든 키를 건넨다
키를 받아 든 아이는
소금을 얻으러 올 때처럼
쭈뼛거리며 꾸벅 인사를 하고서 집으로 향한다
쭉정이를 골라내지 않아도
모래를 털어내지 않아도 괜찮다
휘청거리지 않고 잘 크면 되는 일이다
그거면 충분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