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저녁이 있는 풍경

by 권씀

저녁이 있는 풍경을 그린다


빨갛게 달아올라 낮을 채운 해가

조금씩 식어 거무스름해질 때

주어진 시간을 빠듯하게 채운 이들은

지친 발걸음을 이끌고 집으로 향한다


누군가가 가지는 저녁을

누군가는 땀으로 채우기도

누군가는 담배연기로 채우기도 한다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건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것이 아니어서

가끔은 참 고마울 때가 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조금씩 허물어지고

그림자마저 작아질 때

비로소 소중함을 깨닫는다


가스레인지에 올려둔 압력밥솥이 달아오르고

냄비에 넣어둔 개개의 것들이 끓어오르는 시간


흔하게 보고 지나쳐와 버린

이제는 머나먼 이국에 있는 것이 되어버린

저녁이 있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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