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그 집엔 아무도 살고 있지 않습니다

by 권씀

그 집엔 아무도 살고 있지 않습니다

아이들 뛰어놀던 마당에는
부서진 흙바닥 사이로 수풀이 자라고

장과 김치를 담아 놓은 장독대는
짜고 매운 내음 사라지고
빗방울 마른 흔적만 있습니다

그 집엔 아무도 살고 있지 않습니다

쏟아지는 햇볕 따갑다며 맴맴 울던 매미
텃밭 구석 흙을 물어다 제집을 지은 제비
제집인 것처럼 이리저리 쏘다니던 강아지
이제는 모두 아득한 갈색빛 기억이 되었습니다

그 집엔 아무도 살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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