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것들의 그림자는 회색빛
쓸쓸함이 한데 엉겨 붙어
회색빛에서 진회색 빛으로
진회색 빛에서 검은색으로
켜켜이 어두워져 간다
쓸쓸함이란 알맹이가 싹을 틔워 꽃으로 피어나니
그 꽃의 그림자도 회색빛으로 땅을 물들였다
거리를 나서면 아는 이 없어도
눈이 마주치면 간단히 인사를 나누던
그 순간은 시들어버리고
칼날 같은 내뱉음이 나를 해할까 싶어
몸을 돌리고 고개를 숙이고 걷는다
그렇게 하늘을 보는 법을 잊는다
후두두둑
떨어지는 것이 빗방울인가
아님 세상의 무게인가
회색도시의 낮은 회색빛
회색도시의 밤은 검은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