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그 무거운 공기
정리를 할 수 있을까 생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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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잖아. 상황을 떠올리면서 미리 말연습을 해봐도 막상 그 상황이 되면, 정말 까맣게 말을 잊어버리는 거.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널 만나러 나갔지. 참 우습게도 말이야. 마지막은 멋져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옷을 새로 사입고 나간 거야. 넌 알아차렸을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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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자주 만났던 그 카페, 창가 자리에 앉아 너를 기다렸어. 카페 문이 열리고 들어오는 네 마지막 모습은 너무 근사했어. 오늘 날씨와 너무 잘 어울렸어. 우리의 마지막과는 안 어울렸지만 말이야. 어쩌면 나도 같을 거야.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서 이별 통보를 하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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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셔츠에 맞지 않는 단추였을까. 누가 셔츠고 단추인지는 중요하지 않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게 문제니까. 잘 견뎌와 줬어. 나라는 사람을 말이야. 버거웠을지도 모를 사람인데 언제나 포근한 웃음으로 받아줘서 고마워. 너에게 항상 이기적인 나였는데 끝까지 이기적이어서 미안해. 미안해하지 않으려 했는데, 그게 좀 안 되네. 항상 감정적인 나여서 지금도 어쩔 수 없이 감정적일 수밖에 없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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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만나자는 말을 너에게 던지듯이 건네고 자리를 일어섰지. 차라리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물이라도 내 얼굴에 끼얹었으면 좋았을 텐데. 끝까지 착한 넌 그러지도 못하고 어깨를 들썩이고만 있었지. 울고 있는 너에게 어깨를 다독여주지도 못하고 나온 건 내 마음에 빚으로 남아있어. 집에 도착하고서 휴대폰을 켜보니 여섯 개의 부재중 전화, 길고 긴 메시지가 열세 개 와있더라. 발신인은 온통 너였고. 읽고 답장을 안 보내는 건 아닌 것 같아서 그냥 열어보진 않았어. 너에게 다시 연락하게 될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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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가 무겁네.
방 안의 형광등이 켜지지 않아서일까. 아니면 너에 대한 마음이 아직 내 주위를 맴도는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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