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문득 구름을 사이좋게 이고있던 나무를 보았다. 오늘도 어제처럼 더없이 푸르렀고 더웠던 날이었다. 올 여름이 지나면 그래도 잘 버텨냈고 괜찮았다는 말이 가슴 언저리에 남았으면 좋겠다. 구름따라 흘러갈 수 있는 내 삶이 아니라서 그 흔한 책임 의식보단 그래도 좀 잘 지내고 싶다는 소망을 품는 걸지도 모른다. 내 생에 가장 행복했던 시간을 생각해보다 또 글썽이고 목이 메인다. 가장 행복했던 시간을 생각하는데 눈물이 나는 건, 이젠 돌아가지 못 할 아쉬움과 그 행복의 시간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자책일 것이다. 무더위가 지나면 그땐 좀 나아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