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입은 청바지가 터졌다. 걸음걸이에 닳고 살찐 허벅지에 쓸려서 터져버린 청바지가 꼭 내 모습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방을 밀고 당기고 때론 거칠게 몰아붙이기도 하고, 때론 내 마음 다 내어주기도 하면서 어느샌가 지쳐버린 내 모습이 비쳤다. 그러다 보니 잔뜩 헐거워진 마음에 한순간 실바람이 들어와도 지쳐버리게 마련인 것이다. 지나고 나면 이것도 추억이겠거니 싶어 마음을 비우고 또 비워보지만 결국엔 내 마음에 난 상처를 내가 바늘로 기우고 천을 덧대고. 난 당신의 감정을 무조건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말을 꺼내보려 해도 지나온 시간이 또 나를 잡는다. 정이 무섭다는 말이 새삼스러운 요즘. 또 생각의 실타래가 몸을 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