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사냥꾼 #30

정의

by 권씀

"국민 여러분, 저는 대통령 재임 기간동안 이 나라를 대표할 수 있어서 참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그 행복을 유지하려 국가 기관에 저와 가까운 이들을 배치했고, 개인적인 이득을 취해왔습니다. 크흑..큼...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 하지만...!!!한 번 더 기회를 주신다면 이 한 몸 바쳐..!!!"


그 때 대통령의 뒤로 영상들이 떠올랐다. 호텔의 주방장이 방송사에 제보한 영상은 대통령이 향음을 즐기는 모습이 담긴 영상자료와 귀빈들에게 건네지는 달빛 조각 공예품이었다. 대통령을 제외하고 현장 취재에 나선 이들은 대통령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질문공세를 하였다.


"국가 재산으로 된 달빛 조각이 어째서 다른 나라 사람에게 건네지는 거죠?"


"접대부들과 함께 술을 마시는 사람, 대통령 본인 아닙니까?"


"또 다른 비리는 무엇입니까? 말씀 좀 해 보세요!!"


"죽은 정춘기 회장과는 무슨 관계입니까?"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요란스레 쏟아지자 결국 대통령은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10년 후 경기도 모 교도소 앞, 취재진들이 몰려있었다.


"오늘 가석방 맞나?"


"몇 시에 나온다고 했지?"


"감독님, 카메라 스탠바이 된 거 맞죠?"


"휴, 취재가 어렵겠는데?“


절뚝거리는 사내가 나오자 방송사와 각종 언론의 카메라 셔터소리가 요란스레 공간을 채웠다.


"지금 심정이 어떠십니까?"


"작전 계획은 선생님이 주도하신 겁니까?"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어떤 심경이신가요?"


"정춘기 회장과는 어떤 관계셨죠? 의형제 사이가 맞나요?"


"향후 어떤 계획이 있으신가요?"


쏟아지는 질문들을 들으며 슬며시 웃음을 짓던 사내는 아무런 대꾸없이 자리를 피하려 했다. 그 때 그의 발길을 잡는 질문이 귓가에 들려왔다.


"오 선생님, 지금 보고 싶은 분은 없으신가요?"


사내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뒤로 돌아 질문을 한 기자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연이…….연이가 참 보고 싶습니다."


사내의 울음 섞인 대답에 교도소 앞은 한참동안이나 카메라 셔터소리가 울려 퍼졌다. 희끄무레한 하늘 위로 때 아닌 낮달이 떠있었다.



- f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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