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속내를 순간 순간 내비치며
말간 얼굴을 하고 버젓이 글을 쓴다는 건
얼마나 염치가 없는 일인가
꼭 장맛비 같은 네가 그렇다
순간적으로 찌푸리면서도
제 맨얼굴 드러내기 싫어
맑은 하늘 뒤에 숨은 장맛비 같아
얼마나 괘씸한지 너는 모를 것이다
아무리 글이 무수히 쏟아진다 한들
그 중 빛나는 글은 있을진대
여왕벌의 행색을 한 글은
끝내 제 민낯을 드러내 떨어질테니
후두둑 내리면서도
결코 달아오른 도시의 열은 식히지 못 할
장맛비는 결코 오래 가지 못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