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매미는 밤이 밝아 울었다

by 권씀

매미는 밤이 밝아 울었다

나는 공연히 복잡한 마음을
매미 울음에 탓하였다

매미는 그저 밤이 밝아 울었을 뿐이었다

그저 낮으로 알고 짝을 찾아 울었건만
나는 내 불면증의 탓을 매미에게 돌려버렸다

나는 마음이 한없이 나약했다
마치 교미를 끝낸 수컷 사마귀처럼
고개를 고꾸라뜨린 모양새였다

매미는 여린 몸에 내 원망까지 업고서
달 아래 맥없이 놓인 채 여름을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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