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도 나를 안아주지 않아
온몸을 웅크려 끝없이 꺼져가던 때
나는 내 그림자에 기대고만 있었다
밝은 대낮에도 어둠이 있단 걸 알게 된 그 즈음
어쩌면 나는 그 누구라도 날 구원해주길 바랐지만
지난날의 상처로 얼룩진 몸 위로 스며드는 건
망망대해 혹은 가을하늘 같은 끝없는 상실감이었고
비수처럼 꽂힌 감정의 날카로운 끝은 날 할퀴었다
내가 바라는 구원은 세상 모든 이들의 신에게도 없었고
오직 내 어두운 그림자만이 유일한 구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