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늘은 무척이나 예뻤지. 하루 종일 우중충한 날이어서 꿉꿉함에 온몸이 내던져진 듯한 날씨였어. 흠뻑 젖은 채로 터덜 터덜 집으로 향하다 하늘을 바라봤는데, 온통 붉은 빛깔 머금은 보라색으로 물들어 있더라. 하루 고생했다고 말 없이 토닥여주는 그런 기분이었어. 사실 여름이라는 계절이 누구에게나 좋진 않잖아. 땀도 삐질 삐질 흐르고 요즘같은 장마엔 습도도 높아서 무척이나 불쾌해지니깐. 그 갑갑함 속에서 그래도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이는 건, 내 눈에 비치는 아름다운 모습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 너도 나와 같은 풍경을 봤을지 궁금해지네. 잘 지내고 있냐는 인사를 슬쩍 해보기엔 아직 우리는 덜 아문 것 같아. 장마가 지나갔으면 좋겠다. 너도 나도 덜 힘들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