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바삭

가을의 소리

by 권씀

잘 마른 낙엽이 데구르르 구른다
오가는 바람결에
오가는 발길에
낙엽은 그저 묵묵히 몸을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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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굴렀다 싶으면
장난끼 많은 녀석들이
낙엽을 냉큼 밟아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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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스스
바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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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윽스윽
바사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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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절동안 가을 바람에 몸을 맡기다
그만 몸이 굳어버린 낙엽에게서
그제서야 몸이 풀리는 소리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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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두둑이 아니라 바사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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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바사삭 소리에 귀가 즐거워
동네 아이들은 낙엽을 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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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삭 바사삭
겨울로 향하는 가을의 소리가 길에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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