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제자리에 또 머무릅니다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아서
그렇게 제자리에 또 머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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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녘에 얼어가는 강 위로 떨어지는 메마른 나뭇잎은
제 몸 주변으로 얕은 파동을 일으키며
바람따라 물결따라 또 그렇게 몸을 맡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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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리에 머무르는 물에는 이끼가 끼게 마련이라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것처럼 보이는 강바닥의 돌멩이는
어쩌면 이끼를 몸에 두르고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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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은 한결같으면서도 머무름이 없기에
오히려 그 물에 몸을 맡기는 편이 수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이끼에 제 모난 마음을 가리진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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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용기를 내지 못합니다
얼마만큼의 시간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오래 갈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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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아서
그렇게 또 그렇게 제자리에 머무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