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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로

by 권씀

울고 싶을 때 실컷 울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두려구요. 누구 앞에서 울긴 뭐하고 그냥 혼자 겪어야 하는데 혼자 울 수 있게요. 사실 그래요. 우는 것에도 계기가 필요하고 용기가 필요하죠. 툭 건들면 감정이 와르르 쏟아지는 계절이지만 어쩐지 쑥스럽죠.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점점 메말라간달까요. 내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나마저 인색해지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해봐요. 넌 왜 그렇게 우울하니? 넌 왜 그렇게 감정이 헤프니. 이런 다른 사람의 잣대에 내가 들어가게 되는 건 너무나도 쉬워져버린 세상이니까요. 언제든 와서 울어요. 맘껏 웃어도 괜찮아요. 그 어떤 감정이라도 오롯이 당신과 나의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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