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낮아진다는 것

by 권씀

한동안 낮아지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지. 며칠동안 가만히 골똘히 머리를 굴리다보니, 연습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미 낮아지는 것을 낮게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낮아지는 연습을 해야 할 것이 아니라, 낮아져야 하는 것을 지나치고 있었지. 마음을 내려놓는 것과 낮아지는 건 분명 쉬운 일은 아니다.

어른이 어린 아이의 마음을 가지고 어린 아이의 시선으로 낮아진다는 것은, 모든 것을 계산없이 받아들이는 마음을 가지는 것과 내 자신을 우선시하되 상대방을 있는그대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이 아닐까. 또한 낮아진다는 건 인간들이 만들어낸 편견과 기준, 관습과 차이 등 습관화된 것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낮아지자. 내려놓자. 공염불에 가까운 말이지만 그간의 습관을 내려놓으면 조금은 그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한껏 높아진 잣대들은 이제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높은 물이 아래로 흘러내려오는 것처럼. 계절이 순서를 지키며 차근차근 발길을 옮기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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