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씀 Dec 06. 2017

말버릇

“기분 나쁘게 듣지 마.”

A는 꼭 하고 싶은 말이 생기면

“기분 나쁘게 듣지 마.”라고

먼저 내뱉은 뒤에 본인이 하고픈 말을 하곤 했다


모종의 가림막인 셈인데

A는 그렇게 본인이 욕을 덜 먹고

얼마든지 상대방을 가르쳐들 수 있는

마법의 문장을 쓴 것이다


“기분 나쁘게 듣지 마.”

그 알량한 방패를 앞에 두르고

A는 적정선의 관계를 지킨다고 생각했고

그 적정선의 파편을 맞은 이들은

점점 A를 멀리하기 시작했다


A는 아마 모를 것이다

그 알량함이 본인을 지키는 게 아니라

타인의 숨통을 옭아맨다는 것을


혹시 모르겠다

알면서도 아니라고 믿고 싶은 걸지도

매거진의 이전글 개구리 소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