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매해 여름이 되면

by 권씀

매해 여름이 되면

난 빙하 아래 유랑하는 고래를 꿈꾸곤 하지


매년 빙하가 녹는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가슴이 내려앉아버리곤 해


그 누구도 허용치 않는 빙하 아래를

내 도피처라고 생각하고 낙심을 하네


난 참 얄궂게도 고래가 살 수 있는

그곳을 내 낙원이라 여기고 항상 꿈을 꿔 ⠀⠀⠀⠀⠀⠀⠀⠀⠀


어쩌면 고래의 마지막 터전일지도 모를 그곳을

내 더위를 피하려고 그마저도 앗으려 하는 내 이기심이

무섭게 내 등덜미를 떠밀어


아득한 두려움이 앞서

잔뜩 불린 내 이기심을 그제서야 누르는데

한참 뒤 식어버린 시간이 다시 달아오르면

새로운 감정을 가진 것처럼

어김없이 고래가 있는 그곳을 그리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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