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바다의 편지

by 권씀

그리운 이들이 있어

내 이름은 바다의 편지야


갈매기들이 한 줌 끌어온 이야기에 기대

오늘도 두런두런 사연을 나누곤 해


매일 목마른 시간들에 노을을 한 움큼 삼키면

바다도 가끔은 절벽이 되어 항구를 적시곤 한단다


길지 않아도 바다만큼 푸르던 나날들

가로등처럼 비춰 환하게 꿈꿔온 시간들

어느덧 내 몸은 파도가 되어 긴 시간 어부의 삶을 동경해 왔지


바다의 혀끝에 앉아 별들은 꽃을 피워 내


물과 가까워서 긴 시간 눈물을 적신 걸까

나는 부두 안에서 소금기 어린 이야기들을 건져 내지


항구의 밤에도 어둠은 깊어서

우리는 매일 파도를 피해 수없이 헤엄쳐 왔을 거야


오늘 밤엔 어떤 꿈이 하늘 높이 튀어 오를까


목적지 없이 흘러가는 바람의 귀에

물결은 반 페이지의 사연을 새기고 있어


일몰은 늘 방파제의 끝에서 가장 잘 보인단다


별들이 정박하고 그림자들이 등대 아래 모이면

우리는 이곳에서 가장 큰 숨을 들이쉬지


때론 거침없고 때론 자유롭게 드나들며

이 밤도 우리답게 그려두는 거야


오늘도 저 멀리 바다의 이야기가 떠밀려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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