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노을 아래 당신에게 편지를 씁니다

by 권씀

무작정 기차를 타고 싶습니다

숱하게 놓쳐버린 그 기차를 타고

노을 속에 멀어진 것들을 찾아 나서고 싶어요


아아, 저무는 바다에서

당신의 황량한 등을 가만히 안아주고 싶어요


안개꽃 같은 글자들이 가득 찬

편지 속에서 수시로 불렀던 당신의 이름이 흔들립니다


한 번도 주소를 적지 못한 창백한 봉투는

당신이 차지하신 내 마음의 영토를 무척이나 닮았습니다


세상에 남기고 가는

마지막 들불 같은 노을이 집니다


언제나처럼

지는 노을 아래 당신에게 편지를 씁니다


꾹꾹 눌러쓴 편지에 내 마음을 담아서

새하얀 편지지에 이 노을을 가득 담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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